여름이 끝났습니다. 그러나 햇볕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가을이라 하기에는 덥고, 여름이라 하기에는 선선한 바람이 스치는 묘한 계절입니다. 이 글을 다시 읽을 10월 초의 어느 날엔 이 더위가 가시기를 바라봅니다. 우리가 마주한 더위는 단순한 날씨 문제가 아닌, 더 큰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기후 위기의 영향이라는 이야기는 심각한 문제로 다가옵니다. 게다가 올해 유난한 더위는 태양 폭풍의 영향이라는 말도 오갑니다. 기후 위기에 대해 탈성장과 성찰적 삶을 말할 수 있지만, 태양 폭풍에 대해서는 어찌해야 할지 도리를 못 찾겠습니다. 인간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리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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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 인간의 역할만큼이나, 편집위원장 대행의 역할 또한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호는 ‘공공성’을 주제로 삼았지만, 이번 특집을 준비하고 교정을 보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습니다. 원고를 모으기 위해 청탁서를 다시 쓰는 일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대행의 미숙함이 드러난 탓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공지와 공공공간, 전술적 도시주의라는 주제를 통해 공공성의 다양한 경로를 탐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특집과 함께, 『걷고싶은도시』의 또 다른 축은 다양한 연재입니다. 특히 “시선과 관심”은 익숙함과 새로움이 공존합니다. 빌궁 님이 마을살이를 말하며 다시 돌아왔고, 김하나 님은 건재합니다. 감사하게도 새로운 필자가 스스로 찾아와 주셨습니다. 지금은 휴가 중인 안현찬 편집위원장이 본격적인 도시추리에세이 연재 계획과 원고를 보내왔습니다. 그는 아시아와 유럽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걷기와 건축, 풍경과 기분을 기록해 보내왔습니다. 또 “세종대로16길 소식”에서 맹기돈 사무처장은 잘 견뎌내자는 위로를 전하고, 정우주 활동가는 소소한 관찰의 소중함을 전합니다. “고정칼럼”은 안근철, 최지은, 안인섭 님의 든든한 글이 이어집니다. 다만, 김하나 님과 안근철 님은 이번 호로 독자들과 작별 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익숙한 집을 새롭고 낯설게 읽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김하나 님과 삶의 현장을 다양한 형태로 기록하며 이야기를 전해주신 안근철 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지난 호 “편집장입니다”를 쓰던 때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듯, 우리 또한 변해야 할 때인 듯합니다.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다시 한번 새로운 뜻을 품고 나아가려 합니다.